불교방송 사장 연임 여부는 이사회서 결정해야
등록일 : 2015-06-10 동영상 

불교방송 국·부장단, 이사들에 서한 전달
“진흥원의 갑작스런 사장후보 공모에 허탈”
“현직 사장까지 재추천, 독립성 침해”주장
노동조합 “조합원 끌어들인 것은 정치적”


“대한불교진흥원의 재추천이 사장 재선임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면 진흥원은 사장 추천권과 평가권을 다 가지게 된다. 그럴 경우 어떤 사장도 임기 동안 100% 소신대로 불교방송을 이끌어갈 수 없다. 불교방송이 독자적인 편집권과 편성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이사회가 사장 임면에 관한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불교방송 이사회가 6월11일 열릴 제91차 회의에 ‘현직 사장 연임 시 후보자격 보장의 건’을 상정한 가운데 불교방송 국장, 부장들이 이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장 임면에 대한 사항은 이사회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한에는 불교방송 박시하 경영기획국장, 양봉모 보도국장, 박상필 편성제작국장, 홍금표 기술영상국장, 허선명 포교문화국장과 이혜정 방송문화콘텐츠부장, 장수연 기획심의부장, 박경수 사회부장, 전경윤 교계문화부장, 김재동 교계협력 부장, 박호창 총무부장, 박치민 광고부장, 최승용 라디오기술부장, 박성일 TV기술부장이 연명했다.


이들은 “공들여 준비한 후원 확대와 방송 강화로 새로운 빛이 보이는듯하여 직원들 모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으나 진흥원의 갑작스런 불교방송 사장 후보 공모에 허탈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방송국의 미래가 정작 직원들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결정이 된 후 외부로부터 온갖 뜬소문을 들어온 심정은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사장 임면에 대한 사항은 불교방송 이사회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부장단은 “불교방송 정관 제18조에는 이사회가 사장 임면에 관한 사항을 결정토록 보장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불교방송의 미래를 결정짓는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흥원의 주장대로 현직 사장도 재추천을 받아야 한다면 언론으로서 불교방송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국·부장단은 “진흥원 재추천이 사장 재선임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면 어떤 사장도 임기 동안 100% 소신대로 불교방송을 이끌어갈 수 없다”며 “언론은 어떤 권력의 간섭도 받지 않는 독자적인 편집권과 편성권을 보장받아야 하며 제도적으로 이를 이사회가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사장 임기가 5개월여가 남았음에도 진흥원이 사장후보 공모를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국·부장단은 “서울소재 모 지상파 방송사는 2014년 2월3일 공모를 시작해 2월21일 선임되고 2월25일 취임했다”며 “이는 회사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제도적으로 사장의 경영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임기 만료 5개월 전의 사장후보 공모는 재임 중인 사장의 레임덕과 경영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칠 진흥원 이사장이 불교방송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사장후보 공모에 지원한 것은 현재 상황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부장단은 “2004년 제51차 이사회는 당시 김규칠 사장의 임기만료를 선언하고 당시 이사장 도후 스님의 사장직무대행을 결의했다”며 “김규칠 전 사장은 불교방송 사장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진흥원에 다시 사장후보로 지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부장단은 “김규칠 전 사장의 경우에도 사장 임면에 대해서는 진흥원의 결정이 아니라 이사회의 결정이 이뤄진 후 사장 후보자 추천과 선정이 진행됐다”면서 사장 연임 결정은 이사회 권한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끝으로 국·부장단은 “불교방송 임직원들이 앞으로 외풍과 내환에 휩쓸리지 않고 방송국 발전과 방송포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불교방송 노조(위원장 김상진)가 성명을 내고 “노조원을 정치싸움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말로만 자유서명일 뿐 일부 조합원에게 반강제적으로 서명을 받았다”며 “직원일동이라는 명목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그런 것이 시급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흐트러진 체계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직원들을 또 다시 갈등 속으로 유인하는 것임은 물론이고 참고 있는 노조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명에 동참한 한 국장은 “서명이 반강제적이었다는 노조의 주장이 너무나 황당하고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정치싸움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는데, 오히려 노조가 서명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외압에 흔들리면 안 된다는 데 국장들의 뜻을 모으고 자발적으로 서명을 한 것”이라며 “이후 부장단까지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각 부서에 뜻을 묻기로 했다. 어디까지나 자발적이었기 때문에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부장들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반강제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