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일 교구본사주지협서 정부 비판
호성 스님 “낙단보마애불 불단 철거요구
박근혜 대통령 종교관 드러낸 것” 지적
문화재보수 업체 선정 자문위원회 구성
16일 세계평화기원대회는 “성공적”평가
“불교닷컴 맹목적 비난보도 대책마련해야”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박근혜 정부의 기독교 편향행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기독교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황교안 법무장관을 국무총리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성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은 5월28일 속초 신흥사에서 열린 제39차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우송 스님)에 참석해 현 정부의 종교관과 역사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호성 스님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최근 낙단보 마애불 앞에 설치된 불단과 연등에 대해 철거를 통보했다”며 “이는 수자원공사의 단독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배후에 박근혜 정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낙단보 마애불은 4대강 공사 도중 발견돼 당시 국토부가 향후 종교시설로 이용될 수 있도록 약속했었다”며 “그러나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아 종교시설의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현 정부의 편협한 종교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님은 한 발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후보자는 종교적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인물”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강행하는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 대통령의 종교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때문에 호성 스님은 “현 정부의 편협된 종교관을 바로 잡고 불교와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 일을 위해 (나는) 모든 것을 걸었다. 교구본사 주지도 언제든지 내놓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날 회의에 동참한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은 호성 스님에게 박수를 보내며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는 또 문화재 보수정비와 관련해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우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찰과 지자체, 문화재 전문가가 참여하는 ‘불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문화부장 혜일 스님은 이날 문화재 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과 관련해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문화재청과의 협의사항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조계종은 문화재청이 발주하는 문화재보수 사업을 진행할 경우 사찰 및 지자체관계자, 문화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교구본사별 불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공업체를 선정하도록 했다. 
불사자문위원회는 총 7인으로 구성되며 해당교구본사 주지가 당연직 위원장을 맡는다. 위원에는 위원장을 비롯해 교구본사 주지가 추천하는 2인과 관할 지자체 공무원 2인, 문화재 관계전문가 2인 등으로 구성된다. 이럴 경우 문화재보수 업체 선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불사과정에서 사찰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조계종 문화부의 설명이다. 
조계종은 불사자문위원회를 장기적으로 사찰불사에 대한 종합적인 심의기구로 격상시킬 방침이다. 혜일 스님은 “불사자문위원회는 당분간 문화재청의 예산을 받는 문화재보수정비 사업과 관련해 업체를 선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그러나 향후 불사자문위원회는 사찰불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자문과 심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사자문위원회 구성은 지난 2012년 감사원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문화재보수 사업과 관련해 사찰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문화재청은 사찰 문화재 보수 사업도 공개입찰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구본사주지 등은 공개입찰로 진행할 경우 사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불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 문화부는 감사원을 비롯해 행정안전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 공개입찰과 수의계약의 절충안인 ‘지명입찰제’ 방식을 도입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대해 이날 교구본사주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자체 위원 선정과 관련해 교구본사가 위치한 지역공무원 1인과 불사를 진행하는 당해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공무원 1인이 포함되도록 수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올해 안으로 대부분의 교구본사에서 불사자문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교구본사주지들은 5월16일 세계평화기원대법회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광화문 광장에 30만 명이 결집해 법회를 진행한 점은 한국불교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충분한 준비기간 없이 촉박하게 진행한 점과 홍보부족으로 사회적 이슈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은 교계 한 인터넷매체의 ‘무분별한 비판보도’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무상 스님은 “세계평화기원대회는 종단 뿐 아니라 교구본사에서도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전라도와 경상도 어느 지역 교구본사 할 것 없이 노인들을 모시고 (종단과 불교를 위해) 대회에 참석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교닷컴은 기원대회가 끝난 이후 아주 형편없는 대회였던 것처럼 몰아붙였다.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잘하도록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적을 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단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부장 지현 스님은 “불교닷컴의 기사를 보면 저도 답답할 때가 많다”며 “그러나 잘못 대응하면 오히려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해 어떻게 하질 못하고 있다. 본사주지 스님들이 마음을 모아주신다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는 조계사 주지 원명, 용주사 주지 성월, 신흥사 주지 우송, 월정사 주지 정념, 법주사 주지 현조, 마곡사 주지 원경, 직지사 주지 흥선, 동화사 주지 덕문, 해인사 주지 선해, 쌍계사 주지 효명, 고운사 주지 호성, 송광사 주지 무상,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이 참석했다.
한편 제40차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7월28일 해인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