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노천문도회(문장 초우 스님, 회장 성파 스님)는 27일 오후 2시 통도사 보광선원에서 문중회의를 열고 차기 주지 후보에 산옹 스님을 천거하기로 만장일치 결의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방장 스님은 산옹 스님을 총무원장에게 추천하게 된다.
문도회장 성파 스님 측은 “이날 문중회의 개최는 불법이다. 문도회에서 결의한 산옹 스님 외에 차기주지 후보를 복수로 추천해 방장스님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옹 스님을 포함해 동진‧도문‧동주‧영배 스님 등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도회장이 자기 상좌만 3번 추천…제척사유”
이날 노천문도회 문중회의는 회장 성파 스님의 불참으로 상임부회장 현문 스님이 부회장 정우 스님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노천문도회 상임위원 가운데 성파 스님을 제외한 목산 성림 혜남 산옹 정우 재원 명신 오심 스님을 비롯해 문도 150명이 참석했다.
성파 스님 측은 문중회의에 앞서 SMS 등을 통해 “문중회의 소집은 불법”이라고 반발했다. 성파 스님 측에서는 회의가 부당하다는 이의제기를 하기 위해 참석한 시공 스님 등 2명만이 참석했다.
성파 스님 측은 노천문도회칙 “문도대표는 문도회를 대표하고 총회의 소집이나 회장단을 임명하고 회를 대표한다”(제3장 제6조 1항)는 조항을 들어 회장인 성파 스님이 동의하지 않은 문도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문 스님은 “지난 14일 방장‧주지 스님과 문도대표 성파 스님이 모인 자리에서 성파 스님이 자신의 상좌인 우학‧동진 스님을 추천했다. 주지 원산 스님은 도문 스님을 추천했고, 한 스님은 방장스님을 찾아가 주지추천서에 날인해 줄 것을 종용한다는 말이 총림에 돌았다. 오늘 회의는 15일 성파 스님이 참석한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된 자리”라고 했다.
오심 스님은 “성파 스님은 문도들과 합의 없이 자기 상좌를 3차례나 차기주지로 추천했다. 제척사유에 해당된 만큼 회장이 참석하고 않고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문도회장 탄핵 요구 나왔지만 산중화합 위해 자제키로
문중회의는 성파 스님 측 두 스님의 회의의 정당성에 대한 이의 제기를 제외하고는 거침없이 진행됐다. 주지후보 추천이 있자 산옹 스님이 단독 추천됐고,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통도사 제29대 주지후보 산옹 스님은 “통도사를 나누고 공유하고 봉사하는 사찰로 만들겠다. 여러분의 통도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타안건에서는 문도회장 성파 스님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회의를 소집하고도 불참한 것은 회장직 포기이다. 회장 거취에 대해 논의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노천문도회 상임위원 성림 스님은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 오늘 회의 주제가 문도회장 거취에 관한 건이 아니다. 주지후보를 추천하는 것으로 오늘 회의를 마치자. 회장스님에게는 의장단이 찾아가 대화하도록 하자”고 했다.
현문 스님은 “성파 스님에게 앞으로 회장직을 잘해달라고 촉구하는 결의를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재적승려 두려워할 줄 알아야”
노천문도회 정우 스님은 “우리 문도들이 할 일은 앞선 스님들의 울타리가 돼 드리고, 후학들의 그늘이 되는 것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는 후학에게 그늘이 못되고 어른의 숭고한 뜻을 잊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두려워하듯, 오늘의 이 자리는 통도사 재적승려의 힘을 목격하는 자리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 스님이 방장실을 찾아가 주지추천서를 써달라고 했지만 방장스님은 ‘문도의견을 구해오라’고 하셨다고 들었다. 회의는 회장이 주재하지만 소집은 문도회 어른인 문장 명의인 것이 맞다. 문장스님은 상임부회장 현문 스님에게 회의 진행 위임까지 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반드시 방장스님을 만나 노천문도회의 응집된 의결을 전하겠다. 산옹 스님이 주지소임을 보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천문도회가 이번 주지후보 추천을 두고 갈등을 겪는 것이 아니다. 지난 15일 상임위원회에서도 누가 주지가 되고 안된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렇게 주지를 추천해서는 안된다는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던 것”이라고 했다.
“문도회장, 방장도 신문공고 반대…회의는 불법”
성파 스님 측 효범 스님은 “현문 스님 측은 성파 스님이 불교신문 공고를 직접 자구수정까지 했다며 회의 소집에 동의했다는데 사실과 다르다. 성파 스님은 마지막에 신문에 공고를 내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공고까지 내며 문도들을 모아 문제를 일으키기 보다는 어른스님 몇이 모여 해결하자는 뜻이었다. (현문 스님 측은) 세를 몰아 과시하기 위해서 신문공고와 문도회 개최를 강행했다”고 했다.
성파 스님 측 시공 스님은 “성파 스님이 문도회 개최에 동의했다면 회의에 불참할 이유가 없다. 방장스님도 신문공고를 반대했다”고 했다. 이어 “법대로 원리대로 하자는 것이 성파 스님 입장이다. 의식이 온전치 않은 문장스님에게 확인서를 받아왔다. 문장은 상징적 존재이지 실질적 운영은 회장에게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파 스님은 문도회 개최를 앞두고 이미 현문 스님 등에게 주지후보를 복수추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성파 스님이 말한 ‘원점으로 돌리자’는 것은 방장스님에게 맡기자는 것”이라고 했다.
주지추천권 쥔 방장 스님은 어디에?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의 임기는 29일 끝난다. 방장스님이 29일까지 추천하지 않으면 사고사찰로 지정돼 총무원이 주지직무대행을 임명한다.
노천문도들 모두 “사고사찰 지정은 총림의 수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차기 방장 선거까지 연결시켜 극적인 타결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문 스님과 대화할 성파 스님이 소재를 밝히고 있지 않다. 주지추천권을 가진 방장 원명 스님은 3일째 부재중으로 행방을 알 수 없다. 현문 스님 측은 “방장스님을 반드시 만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