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깨달음의 공부를 할 때 나타나는 각종 障碍를 佛敎에서는 “魔障”이라고 합니다. 이 魔障에 대하여 잠간 설명 드리겠습니다.
예부터 불교에서는 이 魔를 三魔, 四魔, 八魔, 十魔등을 설명하였고 능엄경에서는 50종변마사(五十種辨魔事)라 하여 공부를 할 때 나타나는 50가지 마구니의 길을 아주 상세하게 설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마는 거의 대부분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찾아드는 外魔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에서 일어나는 魔를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적인 것과 보다 깊은 것이 있습니다.
표면적인 魔에는 우리가 수시로 일으키는 煩惱妄想을 비롯하여 공부를 할 때 자꾸만 생겨나는 의심, 게으름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러한 마장은 마음은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 마음을 단속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찾아들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의식적인 우리의 일상 생활은 역동하며 움직이는 삶인데 비해 마음공부를 하는 생활은 헐덕거리는 마음을 잠재우는 행위이기 때문에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전의 버릇이 마가 되어 방해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魔는 초기단계의 아주 얕은 魔이므로 일어나는 煩惱와 벗하지 않으면서 원력을 굳건히 하고 마음을 잘 단속하면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 道가 성숙한 때 일어나는 魔입니다. 곧 意識世界에서의 煩惱가 아니라 潛在意識, 無意識的인 魔가 그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낯선 고장을 버스를 타고 가다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간판이나 어떤 모습등을 10년, 20년 후에까지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는 경우를 경험한 일이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잠재적인 기억능력은 뛰어납니다.
우리의 고된 삶을 살다보면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두려웠던 일들이 차츰 잊혀집니다. 그러한 감정들은 잠재의식 또는 무의식 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기도, 參禪등의 공부를 하여 마음의 어지러운 파장이 잦아들고 마음이 차츰 맑아지게 되면 잠재의식이나 무의식 속에 간직되어 있던 감정이 마구니가 되어 깨달음의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마는 참선공부나 기도의 시작단계가 아니라, 백일기도를 하였다면 적어도 반 이상의 기간이 지났을 때, 참선을 한다면 어느 정도 화두가 잘 들린다고 생각될 때 쯤 찾아드는 것입니다.
이렇듯 공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魔로는 喜魔, 悲魔, 怖魔가 있습니다.
가장 속기 쉬운 魔
修行을 방해하는 魔가운데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逆境界의 魔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아주 맞는 順境界의 마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魔障가운데에서 보다 극복하기가 어려운 것은 順境界입니다.
逆境界는 나에게 맞지 않고 괴로움을 주기 때문에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굳게 가지면 되지만 순경계는 즐거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극복하고자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순경계에 부딪히면 더욱 조심하고 더욱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실제로 觀世音菩薩 精勤을 하거나 千手다라니를 열심히 외우다보면 묘한 경우를 접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눈을 똑바로 뜨고 정진을 하는데 갑자기 觀世音菩薩이 직접 화현하여 눈앞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예쁘다, 잘났다, 미인이다. 너무나 거룩하다. 라는 등등의 이 세상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만큼 아름다운 觀世音菩薩이 나타납니다.
때로는 연꽃 위에 서서, 때로는 공중을 둥둥 떠다니는 연꽃을 타고, 때로는 성큼 성큼 걸어와서는 기도하는 사람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속삭입니다.
‘장하다. 정말 잘하는구나.’
때로는 이마를 어루만져주며 인정을 해줍니다.
‘네가 그토록 나의 이름을 열심히 불렀으니 이제 깨달음의 눈을 주리라. 기도는 그만 하도록 하여라.’
하지만 이것이 바로 順緣의 魔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순연의 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진을 그만두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버립니다.
어떤때는 더 나쁜 결과 속으로 굴러 떨어져버리고 맙니다.
선가귀감에서는,
“魔란 것은 나고 죽음을 즐기는 귀신의 이름이요. 8만4천 마군이란 것은 중생의 8만4천 煩惱妄想이다. 마가 본래 종자가 없지마는 닦아가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는 데서 그 근원이 생겨 나오는 것이다. 중생들은 그 환경에 순종하는 까닭에 탈이 없지만 도인은 그 환경에 거슬림으로 마가 대들게 된가. 그리기에 도가 놓을수록 마가 억세다.
벽에 틈이 나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나면 마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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