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沙門)도 몸을 사랑합니까?
“사문(沙門)도 몸을 사랑합니까?”
미란왕(彌蘭王)이 나선(那先)비구에게 물었다.
“사문(沙門)도 몸을 사랑합니까?”
나선이 대답했다. “몸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사문이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자는 데는 편하고 따스하기를 바라고 먹는 데는 좋고 맛있기를 바라서, 스스로 제 몸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대왕께서 일찍이 싸움에 참가하신 일이 있으십니까?”
“있습니다. 일찍이 싸움에 참가했습니다.”
“싸움에 참가하셨을 때, 칼이나 창, 화살 따위에 상처를 입지는 않으셨는지요?”
“나는 여러 번 그런 상처를 입은 바 있습니다.”
“그 상처를 어떻게 하셨습니까?”
“나는 그 때마다 고약을 바르고 솜으로 싸맸습니다.”
“상처를 사랑하기 때문에 싸매신 것입니까?”
“상처를 사랑하다니요? 나는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더욱 상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찌해 그것을 싸매어 보호하셨습니까?”
“나는 상처를 빨리 고치고자 한 것 뿐입니다.”
“사문도 마찬가지여서 몸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衣食)을 취하는 것은 제 몸을 아리땁게 만들고자 함이 아니라, 그것으로 최소한 몸을 지탱하는 힘을 얻음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실천하고자 원하는 것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경(經)을 설하시되, ‘사람의 몸에 아홉 구멍이 있는 것은 아홉 개의 화살 상처와 같으니, 구멍마다 더러운 냄새가 나 더럽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제 알겠습니다.”
<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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