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현충시설 지정 기념 호국영령위령재 봉행
등록일 : 2022-06-21 동영상 

호국영령위령재로 전몰장병 넋 위로
호국불교의 정신과 가치 되새기는 법석
호국영령 희생 기리는 용화전 옥불 점안
아픈 역사를 거울 삼아 희망찬 미래로
산사음악회 개최로 추모의 선율 물들여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군의 기습 공격을 받아 후퇴를 거듭하던 국군과 유엔군은 국토의 약 10%에 불과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기 위해 결사 항전했다. 전투가 치열했던 만큼 전사자와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통도사에는 넘쳐나는 부상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1951년 봄 부산 동래에 있던 육군31병원의 분원이 설치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구전으로만 전해져 오다가 2019년 9월25일 통도사 용화전에서 구하스님(1872~1965)의 친필인 ‘용화전 미륵존불 갱 조성 연기문’이 발견되면서 육군31병원 통도사 분원의 실체가 드러났다. 붓글씨로 쓴 연기문에는 “6.25로 인해 군인들이 법당 등을 훼손시켜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으며, 그중 용화전의 훼손이 상당하여 1952년 미륵불을 다시 조성하였다”라고 기록돼 있었다. 통도사는 관련 자료 수집과 유공자들의 증언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 2021년 11월1일 국내 사찰 최초로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스님)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국가 현충시설 지정을 기념하고 전쟁으로 희생된 전몰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호국영령위령재를 6월18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행했다.

호국영령위령재는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가 증명하는 가운데 통도사 염불원장 영산스님과 교수사 혜일, 도경스님, 학인스님들이 전통의식으로 위령재를 봉행했으며, 내빈들이 참석한 추모 법회로 이어졌다. 추모법회에는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부장 삼혜스님, 통도사 전계사 혜남스님, 유나 항조스님, 강주 인해스님, 육군 군수사령부 정행법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진복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 신범철 국방부 차관, 임성현 부산지방보훈처장, 주호영, 윤영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양산지역 기관장들과 유가족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함께했다.






추모법회는 명종5타와 삼귀의례, 국민의례, 애국가 및 묵념, 반야심경, 경과보고, 헌향 및 헌다, 헌화, 봉행사, 추모사, 법어, 추모 노래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에는 삼성반월교 옆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했다. 음악회는 통도사 우담바라 합창단과 양산윈드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왕기헌, 테너 양승엽, 원장형 명인의 대금 연주 등으로 호국영령위령재의 추모 분위기를 물들였다.

이날 호국영령위령재를 증명한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법어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호국영령이시여! 값진 희생의 결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습니다. 정성을 모아 부처님 법대로 위령재를 봉행하오니 이제 가슴 아팠던 모든 인연과 원한 내려놓고, 묘법을 성취하시어 극락정토에 왕생하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법어를 내렸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봉행사에서 “1300년 유구한 역사의 통도사도 6.25의 참화 속에 불단은 환자들의 병상이 되었고 귀한 경책은 군불을 지피는 불쏘시개로 쓰이며 묵묵히 시대적 소명과 함께했다”면서 “긴 시간이 흘러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의 역사가 온전히 드러난 오늘, 전쟁에서 산화한 모든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는 일이 통도사의 소명으로 남게 됐다”고 통도사 호국현충시설 지정의 의미를 전했다. 현문스님은 끝으로 “통도사 사부대중은 이번 호국영령위령재를 통해 나라를 위해 산화한 무명의 용사를 위로하고 이 땅에 희생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총무부장 삼혜스님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한국전쟁 중 통도사가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으로 쓰였다는 역사적 진실이 늦게나마 밝혀진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면서 “수많은 좌절을 딛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밑바탕이 되신 호국영령을 깊이 추모하며 가슴속으로 국화꽃 한 송이를 헌향합니다”라고 추모했다.









이날 호국영령위령재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석 국가보훈처장도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호국불교의 가치를 실천해 온 불교계의 헌신이 이번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의 현충시설 지정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면서 “이번 통도사 호국영령위령재를 통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영령들을 추모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깊이 새기게 된다”는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통도사 호국영령위령재에 참석한 유공자 박기수(90세) 할아버지는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육군31병원 통도사 분원의 역사를 인정받아 이런 행사를 하게 돼 다행“이라면서 ”나는 당시 위생병으로 육군병원에 근무했는데 통도사 분원에는 3000여명에 달하는 부상자들이 입사했으며 매일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밤에는 공비들이 넘어와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참혹했던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증언하고 ”다시는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말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통도사는 구하스님의 연기문이 발견된 용화전에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1000미륵옥불 불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호국영령위령재에 앞서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연을 마친 567분의 부처님을 점안하는 의식을 봉행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