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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론(緣起論)은 불교 특유의 교리인가
연기론은 불교 특유의 교리로서 경전에서는 연기에 열한 가지의 뜻이 있음을 설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다른 모든 교파와 교리와는 전혀 다른 교리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무작자의(無作者義)
2. 유인생의(有因生義)
3. 이유정의(離有情義)
4. 의타기의(依他起義)
5. 무동작의(無動作義)
6. 성무상의(性武常義)
7. 찰나멸의(刹那滅義)
8. 인과상속무간단의(因果相續無間斷義)
9. 종종인과품류별의(種種因果品類別義)
10. 인과갱호상부순의(因果更互相符順義)
11. 인과결정무잡란의(因果決定無雜亂義)
위의 열한 가지의 의미를 귀납해 보면 네 개의 중요한 논점으로 집약된다.
첫째, 무조물주(ㅊ둘째, 무아(無我), 셋째, 무상(無常), 넷째, 인과상속(因果相續)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무조물주란 우주 만물을 창조하는 유일신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즉, 열한 가지의 뜻 중에서 무작자의(無作者義)를 말한다.
이미 ‘일체의 사물과 현상은 조건과 관계에 의해서 일어난다(諸法因緣生)’라고 승인한 바 따로 독립된 조물주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떠한 하나의 인(因)이라도 모두 인(因)이 낳은 것이고, 어떠한 하나의 연(緣)이라도 또 다른 연(緣)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인에도 또 다른 인이 있고, 연에도 또 다른 연이 있어서 시간적으로 보면 시작도 마침도 없고, 공간적으로 보면 경계도 끝도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절대적인 하나의 원인(原因)은 없다는 것이다. 연기론자는 응당 ‘입으로 바라문을 낳았다’는 등의 인격화된 조물주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우주 본원으로 이성화(理性化)된 절대 존재 또한 부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 일지라도 원인이 없이는 일어날 수 없으며, 그의 생기(生起)함은 모두 필연적 인과율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의 ‘유인생의(有因生義)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불교는 바라문교에서 신앙하는 일반적인 신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종의 중생으로 보는 것이다. 후에는 그들의 일부 신들 조차도 불교내로 흡수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호법신(護法神)이 되기도 한다. 부처님도 후대에 와서 사람들에 의해 신격화(神格化)된 사실을 굳이 부정할 수는 없지만 부처님은 절대로 유일신적인 조물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부처님께서 초인적인 지혜와 능력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까지 주재하실 수는 없다. 부처님 또한 인과율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둘째로 무엇이 무아(無我)인가 하는 것인데, ‘이유정의(離有情義)’, ‘의타기의(依他起義)’, ‘무동작의(無動作義)’는 모두 무아의 도리를 설명하는 것이다.
‘유정(有情)’의 산스크리트어는 ‘사트바(satta)’로서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감정이 있는 생물을 총칭하는 것이다.
바라문교와 기타 각 교파는 일체 유정이 모두 상주(常住: 고정 불변적으로 존재하는 것)하며, 또한 육체에 대해 주재(主宰)작용을 일으키는 자아(自我, Atman: 영혼이라는 뜻에 상당함)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연기론은 소위 유정이라는 것을 각종 물질과 정신적 요소의 결합체라고 규정한다.
신체조직으로 말하자면, 유정은 지(地), 수(水), 화(ㄴ火), 풍(風), 공(空), 식(識)의 여섯 가지 원소(六大)로 구성된 것으로 앞의 다섯 원소를 의지하고 빌려 신체기관 및 그 작용[지(地)는 골육(骨肉), 수(水)는 혈액(血液), 풍(風)은 호흡(呼吸), 공(空)은 틈새]을 하고, 여섯번째 원소인 식(識)은 여러 정신활동을 진행한다.
심리적 요소로 말하면, 유정의 조직은 색(色), 수(水), 상(想), 행(行), 식(識)의 오온(五蘊)으로 나누어 진다.
온(蘊, Skandha)은 쌓아 놓은 것이란 뜻으로, 여러 가지 다른 현상을 분류하여 각각의 종류가 한 더미가 되게 한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색(色)’은 각종 물질을 말하는데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의 오근(五根: 사람의 다섯 감각기관)과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오경(五境: 감각의 대상)이 모두 색(色)에 속한다.
그 외에도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사온(四蘊)은 중요한 정신요소를 포괄하며, ‘수(受)’는 감각[고(苦), 락(樂) 혹은 불고(不苦), 불락(不樂)을 감각이라 함], ‘상(想)’은 인상(印象: 사물의 상태를 파악하여 그것이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혹은 긴지 짧은지, 네모난지 둥근지, 괴로운지 즐거운지를 아는 것, 이를 지식이라고도 함), 행(行)은 사유(思惟: 심신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힘), 식(識)은 요별(了別: 인식한 대상에 대해 판단과 추리를 함)을 말한다.
불교는 이상의 두 방면에 걸친 분석에 근거하여 유정(有情)의 개념은 고정된 단일 독립체가 아닌, 여러 요소의 결합체로서 각각의 모든 요소 또한 찰나 찰나의 연에 의하여(또는 조건의 변화에 따라) 생멸(生滅)하기 때문에 심신(心身)을 지배하는 어떠한 고정적이고 독립적인 유정도 찾을 수 없음을, 즉, 아(我)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이것이 무아(無我)에 대한 간단한 해석이다.
한자풀이
護 : 말씀 언(言)部 + 초 두 + 새 추 + 또 우(又) 지킬/ 도울/ 보호할 호
法 : 물 수(水)部 + 갈 거(去) 법 법
神 : 보일 시(示)部 + 펼 신(申) 귀신/ 정신/ 신통할/ 하느님 신
將 : 마디 촌(寸)部 + 조각널 장 + 손톱 조(爪) 장수/ 장차/ 가질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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