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총‧정우‧일면 스님 총무원장 후보 사퇴 선언
등록일 : 2018-09-26 동영상 
9월26일 합동기자회견서 밝혀
“종단 기득권 세력 선거 개입”
“불합리한 선거제도 목격했다”
“선거제도 개선 위해 사퇴결심”
후보사퇴서 중앙선관위에 접수
원행 스님 단독후보로 선거진행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혜총, 3번 정우, 4번 일면 스님은 9월26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후보로 나섰던 혜총, 정우, 일면 스님이 돌연 후보사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선거 보이콧’을 시사하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혜총, 3번 정우, 4번 일면 스님은 9월26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 후보는 “비승가적인 선거문화의 고리를 끊고 국민과 종도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며 미래불교의 희망을 열기 위한 원력으로 이번 선거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선거운동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목도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스님들은 이어 “이번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은 빛을 잃고 법륜은 멈추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이번 36대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세 후보들은 “(자신들의 후보 사퇴로) 선거문화가 개선되고, 일부 기득권 세력들의 적폐가 청산되어 여법한 종단으로 거듭나기를 사부대중과 함께 간절히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선거를 목전에 두고 사퇴하는 것은 공명선거취지를 퇴색시키는 것 아니냐’에 대해 정우 스님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네 후보가 약속한 것은 금권선거와 후보상호간 비방을 금지하고 선거인단이 중립을 지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종단의 적폐세력이 개입한 것을 목격하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3명의 후보가 사퇴하면서 종단 정화의 미래를 밝히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혜총 스님은 “우리가 사퇴하는 것은 조계종의 정체성을 위하는 것이고, 다시는 권승들이 사부대중을 농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또 ‘후보들은 종단의 주요요직을 두루 거친 스님들이다. 현행 선거제도를 모르고 출마한 것인지, 선거과정에서 느꼈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세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정우 스님은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주관한 종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선거인단 318명 모두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선거인단스님들을 개별적으로 만났을 때 가슴으로 대해줬던 모습과 대중이 모인 곳에서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랐다”며 “특정세력의 지령이 있었던 것 같다. 전해오는 말로는 제도권, 특히 중앙종회에서 모후보를 지원, 지지하기로 했다고 했고, 그런 것들이 보였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그런 것을 목격하면서 작은 불씨라도 지펴야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서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스님은 ‘현행 선거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다시는 출마하지 않겠느냐’에 대해 “인연이 닿으면 또 모르지만”이라고 말한 뒤 “현재의 풍토로는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혜총 스님은 “이번 출마가 세 번째”라며 “첫 번째는 몰라서 나왔고, 두 번째는 바로 잡기 위해 나왔고, 세 번째는 확실히 바로 잡기 위해 나왔다”고 답했다. 스님은 이어 “현행 제도는 1994년 종단개혁에서 만든 것으로 그 때는 그 법이 맞았지만, 지금 시대는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후보사퇴는 이번 선거를 불복하겠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정우 스님은 “악법도 법”이라며 “지금 318명의 선거인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불합리한 선거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선거인단에 속한 스님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후보사퇴서에 서명했다.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사퇴서를 접수했다.

세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후보사퇴서에 서명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사퇴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제36대 총무원장 선거는 기호 2번 원행 스님이 단독후보로 남은 상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총무원장 선거의 당선인은 선거인단 총수의 과반수 이상 유효투표를 얻어야 확정된다. 따라서 9월28일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원행 스님은 31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최소 160표 이상의 유효득표를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불과 이틀 앞두고 3명의 후보가 사퇴를 선언하면서 종단 안팎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동안 종단 제도권에서 주요 소임을 맡아왔던 세 후보들이 돌연 ‘기득권 세력’ ‘불합리한 선거제도’ 운운하며 후보사퇴를 선언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